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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들이 웅성웅성~ 오산시 헌책방 이야기
작성자 OSTV 작성일 2014.02.24 조회수 2807

우리 동네 일등서점은 어디일까요?

예전에는 친구들과 만날 때면

커피숍보다는 서점에서 약속하기를 즐겼는데,

친구가 도착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책을 읽으며 기다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동네를 가보아도

약속장소로 맞춤한 서점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클릭만 하면 집앞까지 편하게 배달해 주는

온라인서점이 많아졌기 때문인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책을 사서 읽을수 있는 시대가 되어 편리하기는 하지만,

직접 방문하여 옛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서점이

줄어드는 건 역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필자가 자주 찾아가는 아사달헌책방입니다.

직장 동료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오산시내 일번국도의 중원사거리 근처여서 교통편도 좋아

퇴근 시간에 짬을 내어 잠깐씩 들러서 한두 권 구입한 것이

어느새 책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중원사거리에서 남촌동으로 나가는 지하차도 윗길

오산역 방향에 있는데 문밖에 책들이 쌓여있는게 보이실 겁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8년째 아사달책방을

운영해 오신 주인장이십니다.

푸근한 인상에다 해박한 지식으로 중무장한 산지식인이십니다.

필자도 2009년부터 방문했으니 햇수로는 6년째인

꽤 오래된 단골손님이지요.

책방을 알게 되면서 시나브로 책을 가까이 하게 되어

요즘은 초등학생인 아이들도 잘 데리고 갑니다.

책방에 들어서면 언제나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며

드링크제를 하나 내미십니다.

어떤 책을 사야할 지 망설이고 있을 때면

"뭘 찾고 계신가요?"하고 묻고 원하는 책을 찾아주기도 하십니다.

권해 주신 책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서로 읽겠다고 작은 소동을 벌리는데,

이틀은 읽으리라 했던 분량의 책을

하루만에 읽어치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행복해 합니다.

헌책 판매 가격은 상태에 따라 다른데,

대개 소설책은 1000원이고, 문제집은 3,000원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책의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해서 읽는 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헌책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분은 아실 테지만,

일반서점과 달리 보물찾기를 해야 합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찾다보면 보물같은 책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마음에 드는 책을 찾을 때면 새책을 산 것보다

더 흐뭇하여 나의 소중한 소장도서 목록에 올립니다.

책을 읽다보면 종종 전 소유자가 밑줄이나 메모를 한 걸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치곤 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책주인이 남긴 메모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내용을 공유하는 독자로서

먼저 읽은 분이 남긴 메모에서 공감되는 부분을 찾은 결과이니,

이런 게 헌책을 사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마는.

아는 동생을 따라서 오기 시작했다는

오산중학교 3학년 학생이 열심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모처럼의 휴일에 따뜻한 집안에서 리모컨으로 TV채널을 바꿔가며

예능프로그램이나 동계올림픽을 보며 키득키득 웃는 시간이

더 달콤할 텐데, 왜 그런 편안함을 버리고

난방이 부족한 헌책방에 와서 책을 읽느냐고 묻자,

고민이 있거나 풀리지 않는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이곳을 찾아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하! 그렇구나, 헌책방의 매력이 바로 이런 거로구나!"

하고 학생의 현명한 답변에 무릎을 쳤습니다.

역시 헌책방은 온라인서점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문자향(文字香)을 찾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주말이면 80명에서 100명정도의

학생들과 어른들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그렇게 따라왔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면

스스로 찾아온다고 하였습니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의 주인장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볼 때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하십니다.

학생은 학생에 맞게, 어른은 어른에 맞게, 각기 눈높이를 맞추어

대화를 하다보면 누구든지 친구가 되어서

세상사가 마냥 재미있다고 하시는데,

주인장 스스로 말하듯 "갈데없는 헌책장사"인 것 같았습니다.

"비록 헌책방이지만 이 일은 내 천직"이라고 말씀하시는 주인장님,

오래오래 우리동네의 일등서점으로 남아서

오산시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사달책방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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