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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 꿈두레도서관 인문학강좌] 신윤복의 천재성은 왜 기방문화에서만 돋보였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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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OSTV | 작성일 | 2014.06.23 | 조회수 | 6396 |
꿈두레 도서관에서는 화가 박희숙의 <파격으로 시대의 리더가 된 화가들> 강연이 한창 진행중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본 강좌는 총 4회가 더 남아있고, 아직 자리도 여유가 있으니, 이 기사를 읽고 관심이 생기는 시민은 지금이라도 신청하기 바란다. (꿈두레도서관 * 8036-6523)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미술관에서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배워봤고,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함께 보고, 즐기는 시간을 갖었다.
미술관은 수십가지 음식이 차려진 뷔페식당처럼 음식들을 다 먹어보려는 욕심을 가진다면, 맛도 기억이 안 나고, 소화불량에 걸릴수도 있다. 즉, 미술관에 가서는 욕심을 버리고 본인이 선택한 몇 작품만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다면, 작품은 어떻게 선택해야할까. 전시장의 그림들을 무심코 죽 훓어보다가 그 중에 몇개라도 내 시선을 꽉 붙잡아 두는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제 작품을 골랐으면 시간을 충분히 두고,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아라. 그러다보면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듯 감동이 밀려오고 이 흥분되는 즐거움에 중독처럼 미술관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대표 풍속화가로 불리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을 하나 하나 함께 감상해보기로 하자. 만화가 없던 시절 두 사람은 무수한 스토리를 단 한장의 그림에 담아 들여다 보면 볼수록 무릎을 탁! 치며 웃을 수 있는 작품들을 남겼다.
아래의 그림은 <단원풍속도첩>중의 하나인 <서당>이다. 김홍도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풍속화이다.
풍속화란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하며 일명 속화라고도 불린다. 김홍도의 대표작 <단원풍속도첩>은 총 25점의 풍속화로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민들의 현실과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그림은 다양한 표정과 행동을 담은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Point다. 회초리를 맞고 우는 아이와 훈장선생님의 표정을 보라. 서글피 우는 아이의 표정과 안쓰러운 훈장선생님의 표정이 참 실감나게 표현이 되었다.
나머지 학생들의 표정을 보면, 조선 시대의 아이들이라고 해서 심성이 더 어른스러운것은 아닌가보다.
'휴.. 나는 안걸려서 다행이다' 하고 안도하며 웃고 있는 아이, '혹시 다음 차례는 내가 아닐까' 하며 급히 책을 들여다보는 아이 '설마, 오늘은 안걸리겠지' 하고 여전히 딴전을 피우며 코를 파는 아이들의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래의 작품은 김홍도의 <씨름>이다. 이 그림은 씨름이 한창 진행되어 승부가 나기 직전에 흥이 오른 장면이다. 여기서도 등장인물 하나 하나를 살펴보는 것이 감상의 point인데, 우선 이번엔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중에 다음 선수를 맞춰봐라. 찾았는가? 씨름은 신발을 벗어놓고 하는 경기이므로, 좌측에 신발을 벗고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사람이 다음선수이다. 여기서 다른 이들과 다르게 경기를 보지 않고 등을 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찾았는가? 이 사람은 누구이고 왜 경기를 보지 않을까? 이 사람은 엿장수인데, 오늘날 야구장갔을때 치킨파는 아저씨가 경기안보는 거랑 똑같다. 경기에 빠져들다 보면 장사에 소홀해서 돈을 못볼까봐 그런것이다. 이번엔 오른쪽 맨아래에 앉아 있는 두사람을 보고 그 자세를 따라해보라. 그림속 사람의 손모양을 절대로 따라 할 수 가 없다. 이것을 두고 여러가지 학설이 있지만, 거꾸로 된 손에는 김홍도의 해학이 담겨있는 것 같다.
아래의 그림은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인데, 조선시대에는 호랑이 그림이 참 많다. 집안에 호랑이를 걸어두면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호랑이 그림에도 몇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 얼굴은 정면을 향해서 집중력을 나타내야하고 둘째, 털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세워그려서 놀라고 긴장된 모습을 나타내야 하며 셋째, 여백의 미를 느낄수 없이 채워서 잡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한다.
아래의 그림은 호랑이를 표현한 민화이다. 같은 호랑이인데 민화속 호랑이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날까. 당시 호랑이 그림이 워낙 비싸서 왠만한 서민들은 돈을 주고 살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그리던지 솜씨있는 옆집아저씨에게 부탁하다보니 이렇게 과장되고 해학적인 모습의 호랑이들이 등장하게 된것이다. 한번 모나리자를 프린트해서 벽에 붙여놓고 직접 따라그려보라. 그럼 이해가 갈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김홍도 말년의 작품인 <습득도>이다.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색감이 매우 어둡고 우울하다. 김홍도를 아끼던 정조가 승하한 후에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50이 넘어서도 그림을 팔러다니는 본인의 신세를 한탄하며 그렸다고 한다.
이제는 신윤복의 그림을 살펴보자. 신윤복 또한 조선시대 풍속화가로 한량과 기녀들 사이의 사랑과 일탈을 은밀하게 표현했다. 그의 파격적인 소재는 산수화가 일색인 조선의 미술을 다양하게 만들어주었다. 아래의 그림은 <기방에서의 소일> 이라는 작품인데, 상도덕과 기생들의 의리를 나타낸다. 이 그림에서 방주인은 누구일까? 지금막 들어오는 기생이 주인이고, 문간에 앉은 기생과 친구사이다. 기방의 상도덕상 방주인이 없을때에는 다른 기생이 절대로 그 방에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유는 친구의 손님을 뺐는 일이 벌어질까봐이다. 또한 문간에 앉아있는 기생은 친구의 단골손님을 위해 방주인이 오기전에 쇼를 보여주며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그 유명한 신윤복의 <미인도> 이다. 머리카락을 보라. 한올한올 정성을 다했다. 부인이었으면 절대로 이렇게 못그렸다. 한시간만에 대충그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미인도의 머리카락은 하루만에 다 그린것이 아니라고 한다. '춘심아~ 아직 완성이 안됬다. 낼 또 보자.' 이런식으로 애인을 보기 위한 구실을 만들어 가며 몇날 며칠에 걸려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이 그림에는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아래의 그림은 <월하정인>이라는 작품이다. 그림 옆에는 '달빛 고요한 야삼경. 두 사람의 속은 두 사람만 알지'라는 김명원의 싯구가 있는데, 그림속 여인은 김명원이 사랑했지만 양반의 첩으로 들어간 기생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당시, 두 사람은 몰래 만나다가 스캔들을 일으켰다고 한다. 굳이 그림 옆 한자를 읽지못해도 그림만 보고 둘 사이를 짐작 할 수 있다. 둘이 서있는 자세를 한번 따라해보라.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언제든 들키면 도망가기위해 한발씩 밖을 보고있는데, 매우 불안한 심리상태를 표현했다. 또 남자가 들고있는 등은 대게 하인이 들고 오는데, 들키면 안되는 은밀한 관계이므로 자신이 직접 들고 나온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신윤복의 <단오풍정>이다. 이번에도 한번 그림의 스토리를 함께 추측해보자. 이 그림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노랑저고리에 주황색 치마를입고 그네를 타고 있는 기생이다. 당시에는 저렇게 선명한 색을 구현하기 힘들었으므로 매우 비싼 옷감일 뿐 아니라 진짜 멋쟁이다. 오늘 그네타는 기생이 한턱 쏘는 날 이므로 오른쪽 아래에서 걸어오는 아주머니가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이처럼, 김홍도가 해학이 넘치는 풍속화를 잘 그리게 된 이유는 정조의 칭찬덕분이었고, 두 사람을 통해 칭찬이 매우 중요하고, 자신이 잘 할수 있는 일에 승부를 걸어야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시대의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원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을 밀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기자는 그동안, 미술관은 고상한 취미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 찾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번 강의를 듣고나니 앞으로는 크게 부담을 갖지 않고 미술관을 찾을 수 있을것 같다.
다음주의 강의가 매우 기대된다. 우리 오산 시민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에 함께 푹 빠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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